경계 없는 건축
2016년 서울 종로구 원서동 창덕궁 옆 부지매입 후 2017년 5월 ‘신인 건축가상’과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한 6개 팀을 지명해 설계 공모전을 진행했습니다. 공정한 심사 끝에 전숙희, 장영철 소장(WISE건축) 설계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했습니다.
대통령 노무현의 철학과 가치가 뿌려지고, 자라고, 수확되는 시민경작소 눈에 보이지 않는 철학과 정신을 눈에 보이는 건축에 담기는 매우 어렵고 치열한 과정입니다. 설계자는 이를 ‘외유내강’의 ‘경계 없는 건축’으로 형상화했습니다.
시민센터 외벽은 온기가 감도는 노란빛 벽돌이고, 내부는 차갑지만 단단한 노출 콘크리트로 시공했습니다. 벽돌은 흙을 소성 가공하여 만든 천연 재료이자, 공간의 철학과 가치를 잘 담는 민주적인 재료입니다. 외벽은 켜켜이 쌓은 벽돌로 적층 지형을 표현했고, 수직 줄눈 없이 쌓는 방법으로 수평성을 더욱 강조했습니다. 또한 부지가 과거 낮은 구릉지였다는 사실에 착안해 지형을 복원 개념을 담았습니다. 지붕과 외벽, 대지를 끊어짐 없이 부드럽게 흘러가는 경계 없는 건축물입니다. 솟아오른 모습조차 모나지 않은 온화한 이미지의 시민센터 외관은 서로 다른 우리가 어울려 살아가는 ‘사람사는세상’을 상징합니다.
내부 디자인도 건물 맨 아래부터 꼭대기까지 하나의 길을 이루며 흐르듯 연결됩니다. 맨 아래 지하 2층에 미디어센터 「가치놀다」와 다목적홀 「가치하다」가 있고, 지하 1층에 노무현의길(대통령 연보 전시) 이, 1층 로비에는 기부자의벽 「시민의창」이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동선을 따르다 보면 기념품점 「노란가게」가 나오고 그 앞에 노무현의서재(대통령 관련 서가) 와 크고 작은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3개 강의실과 공유공간 「가치쓰다」 공간이 중첩 되어 연결됩니다. 계단형 서가를 따라 맨 꼭대기 3층까지 오르면 둥근 돔형 지붕의 카페 「커피사는세상」이 나오고 카페는 고즈넉한 창덕궁의 경관을 품은 테라스로 연결됩니다.